탑로더가 무엇인지 대체 딸래미가 다이소를 매일 드나들며 맘에 드는 탑로더가 없다며 끊임없이 물건을 사들이고 있다. 아이돌의 세계에 빠졌든, 포켓몬 카드에 빠졌든. 실제 몇푼되지 않아보이는 이 카드를 보호하기 위해. 너무나 연약한 이 카드를 보호하기 위해 탑로더가 필요한 것이다. 알맹이에 해당하는 이 카드는 부서지기도 쉽고, 젖기도 쉬우며, 무엇보다 우리 아이들은 이 카드 마져도 마음대로 꾸미고 싶은 열망에 속해 있다. 이를 어쩐단 말인가?
그렇다고 본체에 손상을 줄 수는 없다! 그렇게 모두의 이해가 떨어져 탑로더라는 물건이 생긴 것이다.
흔히들 opp필름지 2장이 겹쳐져 있는 주머니 형태로 쿠팡에서 몇십개씩 묶어 팔며, 투명한 무색 탑로더 부터, 글리터가 섞인것, 연하게 색이 섞인것, 가운데 포카를 넣는 부분 주위에 꾸밀수 있게 된것 아주 다양하다.
탑로더는 이것 자체는 카드를 넣어 보호+보관하게 하는 것으로 이렇게 저렇게 스티커를 붙이든 마커로 꾸미든지 하여 친구들에게 뽐내기도 하고 번개장터를 통해 아이들이 교환/판매 하기도 한다. 이렇게 수십장의 포카가 쌓였다면 무엇을 하는가? 앨범을 꾸미고 싶지 않겠는가?
아이들의 머리가 자라고 있다는 반증이다. 각 종류별로, 아이돌의 머리 색에 맞추든지, 포카가 만들어진 앨범 테마에 맞추던지 그 많은 포카들을 카테고리화 하기 시작하고 다시 자신의 기준으로 열을 맞춰 순서를 정한 후 자그마한 포카용 바인더를 산다. 그렇다면 이 바인더는 어떻게 되는것이냐면.
내가 이미 꾸민 탑로더채로 바인더의 투명 속지 안에 넣게 되는 것이다!
이 모든 개미지옥의 알맹이인 포카는 대체 무슨 존재란 말인가? 포토카드의 줄임말인 포카는 내가 어릴때도 존재 했다.
각종 아이돌이 쏟아져 나오던 95년도 즈음부터 얼굴이 반반하던지. 십대용 패션 잡지, 연예 잡지가 쏟아져 내리던 그때부터 가수, 배우들의 화보가 쏟아져 내리고, 이 화보들의 사진중 진짜인지 짭으로 만들었을지 알수 없을 사진들이 문방구를 통해 유통되기 시작되었다. 장당 500원쯤 하던 이 비싼 오빠들 사진을 위해 그 당시에도 탑로더는 아니지만 아이들은 필름지를 이용해 코팅을 하던 수제로 싸서 보관하던 했던 것이다. 사진에 직접 구멍을 뚫을순 없다. 그 자체로도 영롱하고 가치있는 이 물건을 모으는 사람의 큐레이션 능력과 취향을 여실히 보여주는 컬렉션이 되는 것이다.
그 당시 딱히 존재 하지 않았던 여러 물건들이 지금은 중국발 문구류가 쏟아져 나오며 우리 아이들은 다이소를 통해 만남을 갖고 있는 듯 하다.
당시에도 그런 사진들. 혹은 스티커를 열심히 사서 수제로 하드보드지를 사와 필통을 만들어 오빠들의 사진과 스티커로 덕지덕지 붙여 나만의 문구류를 만들지 않았는가?
내 자식의 포카질도 그것이다. 똑같은 행태인 것이다. 마음을 내리고 받아들이자
요즘 아이들 앨범 세일즈는 포카장사로 신규 싱글 앨범 발매+랜덤포카 몇장이 주어져 판매된다.
아이브 앨범 신규 발매 되면 열심히 교보문고로 뛰어간다. 그동안 모은 용돈을 털어 17000원이었던가 여튼 거금을 지불하고 직원이 탑처럼 쌓아올린 거대한 포토카드 박스를 내밀면 덜덜 떨며 그중에 하나를 고른다.
가을이 나오던 장원영이 나오던 한번 뽑은 포카는 무를 수 없다. 그렇게라도 교보문고와 친해지기를 바래.
그렇게 고이 집으로 포카를 모셔와 탑로더에 지문이 묻지 않게 넣는다. 나만의 3공 바인더(여러 급이 있다)중 어느 바인더로 넣을지 고심후 어떤 테마로 꾸밀지 정한다. 바인더로 모신다 vs 번개장터를 통해 다시 내보낸다.
탑로더는 이렇게 필요한 것이다.